2026년 8월 19일 · life
OMSCS - Turning Point 만들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남들에게 내가 아는 것을 전달해주는 것에 큰 관심이 있다. 사람들이 몰랐던 것을 새로 알게 될 때, 그들의 얼굴에서 보이는 만족감이 즉시 내 만족감으로 이어졌다. 어쩌면 그들의 성취와 내 성취가 서로 분리되지 않는 성격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참여한 교육의 교육생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는 기쁘다.
우연한 기회로 며칠 전, 건강보험공단의 AI 역량강화 교육의 보조강사로 출장을 다녀왔다. 귀한 기회를 제공해준 건 전 직장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던 M 사수였다. 대략 6년 전 내 사수로 활동하던 그는 현재 스타트업에서 IT 교육사업부를 총괄하는 책임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 기회는 AI 활용에 대한 내 독특하고(얄팍한) 이해와 개발 환경에서의 적용, 그리고 교육생들을 대하는 내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나를 포함한 다른 한 분의 메인 강사님과 또 다른 보조 강사로 교육 팀이 구성되었다. 우리는 제천에 위치한 건강보험공단의 인재개발원에서 AI 역량교육을 진행했다. 2박 3일의 일정 속에서 건강보험공단 임직원 분들께 AI 사용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사용법, 도구들을 안내해 드리고 실습을 도와드렸다.
나는 이 현장교육에 참여하면서 내가 갖고 있던 교육에 대한 관심, 열정이 다시 채워지는 것을 느꼈고, 무엇보다 재미를 느꼈다. 교육에 참여할 때 얻는 재미는 개발이 주는 것과는 별개의 다른 재미였다. 교육생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 더 나은 결과물이 만들어지도록 함께 고민하다보면 나도 그들의 열정에 녹아드는 것만 같다. 한편, 개발을 하면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에서 오는 쾌감이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예쁘고 잘 정렬된 코드를 작성하는 재미도 크게 줄었고 이제는 코드의 결과가 쉽게 '찍어져 나오는' 시대가 되었다. 첫 개발을 iOS 개발로 시작한 터라, 입지와 환경이 많이 축소되는 것도 내게 숨막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글쎄, 개발자라. 내가 개발을 더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하곤했다.
짐 콜린스의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라는 신간에 대해 짧게 언급하려 한다. 이 작가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집필한 현대를 대표하는 경영학자이자 작가이다. 그의 신간은 한국에 출판된지 얼마 되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소식을 접하게 되어 어제 날짜로 1회 완독을 했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무엇이 그의 삶에 몰입하게 하고 동력이 되어주는지 설명한다. 또한 삶의 과정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절벽과 안개, 운에 대한 다각적인 시각을 제안한다. 요컨대, 거의 대부분의 인간은 삶의 절벽에 부딪히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길을 헤매게 하는 안개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행운이든 불운이든 아무 예고 없이 찾아와 그 운으로 말미암은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삶의 흐름 속에서 저자는 나만의 '인코딩'과 내가 선택한 책임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내가 이해한 '인코딩'은 '나 스스로 그 일을 하게끔 되어 있는, 나만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타고난 기질과는 다른데, 타고난 기질은 내가 어떤 일을 하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인코딩'은 그보다 더 역동적인 개념이다.
내 '인코딩'은 '내가 아는 것을 잘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을 설명하고 싶어서 책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사람들을 가르칠 때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에너지가 넘친다. 그런 인간인 것이다.
OMSCS?
다 좋다 이거야. 근데 뚱딴지 같이 OMSCS 준비는 왜 하는가? 내 인코딩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더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더 깊고 체계적인 지식과 학문적 이해이다. 경우에 따라, 권위도 필요할 수 있다. 이 조건들을 만족하기 위해 나는 OSMCS 를 준비한다. 그리고 또 다른 동기가 있는데, 내가 이번 건강보험공단 교육을 다녀오면서 느낀 무력감 때문이다. 나는 아직 어디서도 내 이름을 걸고 강의할 수 없다. 그렇게 하기에 나는 너무 가진 것 없고 부끄러운 인간이다. 현 시점의 내겐 깊고 체계화된 지식이 필요하다.
OMSCS는 조지아 공과대학에서 운영하는 'Master of Science', 즉 석사 프로그램이다. 나는 Computer Science 관련 커리큘럼에서도 AI 방향의 강의들로 특화하여 수강할 예정이다. 졸업까지 대략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내가 일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더 빠르게 수료할 수도 있다. 비용도 감당가능한 수준이고, 조지아 공과 대학의 위상 또한 높다. 내겐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은 입학 준비를 하고 있다. 입학 신청에는 아래 준비물들이 필요하다.
- English Proficiency: IELTS, TOEFL
- Resume: 자기소개서
- non-Computer Science 학생들의 역량: 이 과정을 수강할 역량이 있는지 증빙해야 한다. 나는 여러 후기들을 살펴보고, 학점은행제의 수강 내역으로 갈음하기로 했다.
- 3장의 추천서: 내 Computer Science 능력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 교수 혹은 동료들에게 요청할 수 있다. 3장 모두 동료였던 개발자들에게 요청하려 한다.
현 시점에서는 2027년 가을학기 입학을 목표로 준비 중이고, 27년 3월 1일까지 제출이 열려있다. IELTS 기준으로 영어 성적을 준비하고 학점은행제 수강 신청도 해둔 상태이다. 모든 게 잘 흘러간다면 좋겠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OMSCS는 꼭 수료하려고 한다. 이 기회가 내 삶의 어떤 방향으로 이어줄지 무척 기대된다.
앞으로
당연히 개발자로서의 삶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최근엔 토스나 뱅크샐러드 채용에서 서류 합격 이후에 고배를 마셨지만, 난 여전히 개발이 재밌고 여러 개발 외주 작업도 계약 및 개발 착수가 예정되어 있다. 개발이 주는 재미가 전보다 덜해졌다고는 해도, 아직 내게 가장 큰 활력을 주는 일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전보다 더 자주 글을 쓰려고 한다. 일기도 쓰고, 계획도 쓰고, 어디 보여주기 곤란한 수필이나 철학과에서 살던 그 시절 감성의 시도 쓸 예정이다. 글쓰기가 주는 안도감과 배출감이 있고 그것이 내게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OMSCS 준비 과정도 진척이 이뤄짐에 따라 블로그에 하나씩 꾸준히 연재할 것이다.
뭐, 어떻게든 될 것이다. 어떻게든 되게 할 것이고.